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와전되면서 수험생들의 구매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집중력을 높이는 의료용 약물로, 남용 시 정신적, 신체적 부작용을 겪을 수 있고 정작 필요한 환자에게는 수급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젊은 층에 더욱 흔한 ‘메틸페니데이트’ 비급여 처방…수험생 구매 잦아식품의약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메틸페니데이트의 45.2%가 비급여로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1인당 평균 처방량이 건강보험 급여 환자에 비해 비급여 환자에서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드러나 adhd 환자보다 adhd를 진단받지 않은 환자가 훨씬 많은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adhd 치료제 비급여 처방량의 80%가량은 10~30대에 집중돼 젊은 층에서 메틸페니데이트의 오남용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의 비급여 처방 비율이 37.6%를 차지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소위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 약’ 등으로 메틸페니데이트가 유행하면서 10대 사이에서 원래의 용도와는 다르게 남용되고 있을 우려가 크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수험생 나이대인 만 18세에서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의 약을 구매한 총금액은 2011년 4억 7,800만 원에서 2015년 7억 9,900만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기간별로는 수능이 가까워지는 10월부터 판매액이 늘어나기 시작해 수능 이후 11, 12월에는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중추신경계 자극하고 각성 시키는 약물…심각한 부작용 주의해야메틸페니데이트는 뇌에서 주의·집중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e)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을 증가시켜 신경계를 자극한다. 중추신경계가 자극되면 집중력이 향상되고, 각성 상태가 유지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메틸페니데이트는 adhd, 수면발작 등을 치료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지만, 남용하는 경우에는 △공격성 △환각 △망상 등의 정신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드물게는 이로 인한 자살 시도까지 나타날 수 있으며, 정신질환자가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는 경우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장기적으로 남용하면 흔히 중독이라 불리는 정신적 의존성을 유발할 수 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신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두통 △구강 건조 △식욕 감소 등의 흔한 부작용뿐 아니라 △손가락 궤양 △피부 발진 △비인두염 △시력 장애 △빈맥 등의 질환도 유발할 수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은 메틸페니데이트 사용자의 최대 10%가량에서 보고되는 일반적인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심장에 문제가 있는 환자가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면 연령대에 상관없이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급성심혈관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돌연사에 이를 수도 있다.

메틸페니데이트 수급 부족 문제 발생 가능성…남용 억제 방법은투여자에게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메틸페니데이트의 남용이 지속된다면 약물이 필요한 환자에게 수급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 목적이 아닌 메틸페니데이트의 사용은 경계할 것이 강력히 권고된다. 이런 상황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고시 개정을 통해 메틸페니데이트를 adhd와 수면발작의 치료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처방을 제한했다. adhd 치료제 관리 강화에 나선 것. 아울러 한 번에 3개월이 넘는 처방과 투약을 금지하고, 비의학적 처방을 지속할 경우 의료기관의 마약류 취급 업무 정지 등 행정처분이 가능하도록 했다. 약물의 남용뿐 아니라 오용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이때 약물 오용이란 약물을 질병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며, 남용은 약물을 의도적으로 다른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질병 치료의 목적이 아닌 정신적 변화를 위해 사용하는 것도 이에 포함된다. 약물의 오남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처방받은 약의 정보를 정확히 이해하고,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법과 용량 등을 맞춰 투여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 약물을 교환하거나 공유해 복용하는 것은 지양하고, 치료 목적이 아닌 약물은 처방받아서는 안 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약은 복용하지 말고 가까운 폐의약품 전용 수거함에 배출·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